22년 겨울 조용히 찾아온 방송팀이 있었습니다.
원주 mbc의 보통의존재 팀은 인디뮤지션들을 발굴하고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음악을 연결해주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방송을 만드는분들 이었습니다.
사전 인터뷰를 하고, 신청곡을 접수하고, 일정을 잡고 촬영을 했습니다.
사실 다른 미디어들이 원하는 그림들, 예를들면 서핑장면, 드론샷, 해변을 거니는 모습, 일상적으로 일하는 장면들이었고 방송촬영에 익숙한 저에겐 특별한 촬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존재에서 준비한 컨텐츠는 특별했습니다. 가수 김동현님이 조용히 등장하셨고, 우리 가족이 신청한 곡들을 차분한 톤의 목소리로 가족만을 위한 공연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그간의 많은 촬영들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습니다.
방송에 사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신청한 곡은
아이유의 “이름에게” 입니다.
아이유는 이 곡을 무명 아티스트들을 위해 어디선가 꿈을 향해 노래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쓴 곡이라고 하지요,
저는 이 곡을 세월호사고를 기억할 무렵 우연히 듣게 되었고 그 노랫말은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떠나간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한 시 처럼 들렸습니다. 매번 들을때 마다 울컥하는 마음이 들지요.
방송 섭외가 들어왔을때는 11월 초였습니다. 그무렵 저는 사랑하는 친구를 갑작스레 떠나보냈었고, 그 슬픔이 채 가시기 전이었습니다. 사실 한참이 지난 지금 이순간도 그 친구를 떠올리면 눈가가 뜨거워지는데요,
아이유의 이름에게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내친구, 내 스노보드 메이트, 내 드러머 였던 전영호를 생각하며 신청한 곡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