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 바루서프 양양이 오픈식을 막 마치고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낼 때 였습니다.
어느날 부턴가 샵 주변을 맴도는 개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거칠고 지저분하게 뭉친 털과 볼품없는 행색 그리고 저는 다리를 가진 개는 한눈에 보아도 집없는 개 였습니다.
(처음 바루서프에 기웃거릴때의 행색)
드문 드문 샵 주변을 맴돌더니 언젠가 부터 바루서프의 테라스에 앉아 있는 손님들 사이에서 음식을 얻어먹고, 바베큐를 하는 주변을 기웃거리며 음식을 얻어먹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청결해 보이지 않았고 지저분한 개가 샵을 드나들거나 자리를 잡아 버릴까봐 걱정이 들었습니다.
개가 샵 주변으로 올때 마다 겁을줘서 내쫓았지만 뒤돌아서면 손님들 사이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계속 지켜보니 불편해 하는 손님들은 없었고 의외로 이쁜짓을 하는 개의 모습에 마음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일때..)
하지만 17년을 키운 삐삐를 하늘로 보낸 후로 새로운 강아지를 들이는것을 망설이고 있었고 샵 오픈으로 한참 정신 없이 지내고 있을때라 선뜻 받아들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저분한 유기견의 모습이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 지저분해요?)
하지만 개는 손님들이 주는 먹이에 샵 주변을 떠나지 않았고, 비가 내리는 몇일 동안을 바루서프의 처마 밑에서 날을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문을 여는 나를 보면 5미터 정도 도망가서 꼬리를 흔들며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 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내가 고민하는동안 개는 나를 제외한 바루서프 스텝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고, 이미 손님들은 “바루”라는 이름으로 개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몇일이 지나는 동안 지켜본 개는 밝은 성격과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지는 친화력을 가진 녀석 이었습니다.
결국은 녀석을 입양 하기로 하고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예방접종을 시키고 애견샵에서 미용을 시켰습니다.
진드기가 스무마리나 나왔다고 하더군요,
병원에서는 6개월정도 된 강아지 라고 합니다.
3살은 넘은 성견일줄 알았는데 강아지라니… 내심 미안해졌습니다.
그렇게 바루는 우리 가족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손수 못질하여 만든 바루의 집도 선물 해 주었고 손님이 선물한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도 달고
어엿한 애완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풀리지 않는 문제는 바루의 “종의 비밀”이었습니다.
손님들이 바루의 종을 잘 묻지 않습니다. 보통 낯익은 모양의 개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던지, 기억이 나지 않으면 묻기 마련입니다.
“이 개는 종이 뭐에요?” 라고 하지만 바루의 종을 묻는 손님들은 잘 없더라구요, 사실 그냥 똥개같은 모양이거든요.
가끔 물으시는 분들께는 바루의 자존심을 키워주려고 “코리안 믹스”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얼마전 한 여자 손님께서 힌트를 하나 던지고 가셧습니다.
“이 개 마스크에 나오는 마일로랑 같은종 인것 같아요!”
어젯밤 문득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Jack Russel Terrier
낯선 이름의 견종이었습니다.
구글에 이름을 넣고 나온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똥개인줄 알았던 바루의 사진이 줄줄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바루는 입양 한달만에 자신의 족보를 되찾게 됩니다.
삼각형으로 내려온 귀, 탄탄한 뒷다리, 몸에 있는 검은 반점과 흰색 갈색이 섞인 털, 거친 모질과 밝은 성격
모든것이 일치 합니다. 발바닥 색깔로 얼룩반점이 많은것으로 보아 순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부분이
잭러셀에 가깝다고 판단이 듭니다.
오늘 바루는 병원에서 뽕알을 떼고 왔습니다.
하루종일 기운 없이 낑낑 거리는 모습이 무척 마음이 쓰이지만 더 좋은 강아지로 함께 지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 합니다.
언제나 밝고 경쾌한 바루를 만나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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